나는 멀쩡했던 유리접시 하나를 초음파 세척기에 넣었다가 산산조각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그냥 ‘운이 나빴네’ 하고 넘기려다가,
오늘 그 순간이 자꾸 떠올랐다.
“왜 갑자기 깨졌을까?”
천문학을 좋아하는 나는, 그 파편을 보며 우주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초음파 세척기는 고주파 진동을 물에 전달해서 미세한
기포를 만든다.
이 기포가 터지면서 높은 압력과 열이 생기고,
그것들이 쌓여 찌든 때를 분해한다.
그런데 문제는 유리도 결국엔 진동을 받는 물체라는 것.
특히 유리 고유의 진동수와 맞아떨어졌다면,
파열은 시간문제였다.
공명. 그건 우주에서도 자주 나오는 개념이다.
☄️ 유리 파편 속의 초신성
별은 마지막 순간, 중심부가 붕괴되며 엄청난 폭발을
일으킨다.
그걸 초신성(supernova)이라고 부른다.
작은 유리 접시 하나도, 초음파라는 외부 에너지를 받으면 결국 내부 응력이 무너져내리게 된다.
나는 그날 부엌에서, 작은 초신성 하나를 본 셈이다.
🪐 우주처럼 진동하는 세척기
천문학에선 토성의 고리나 위성의 궤도도 공명으로
설명된다.
목성 중력의 영향으로 어떤 위성은 정해진 궤도에 갇히고,
다른 위성은 회피하거나 점점 나선형으로 멀어진다.
오늘의 유리접시도 마찬가지였다.
세척기 속에서, 미세한 주파수 차이가 유리를 흔들었고,
결국은 그 고유진동수와 맞물려 파열에 이른 것이다.
진동, 압력, 공명. 이 모든 단어는 별들의 언어이기도 하다.
🌠 파편으로 말하는 우주
NASA에서는 발사체 실험을 할 때 진동 테스트를 꼭 한다.
우주선 하나가 뜰 때마다, 내부 부품 수천 개가
그 진동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도록 설계되어야 하니까.
작은 진동 하나가 수십억 달러의 인공위성을 망가뜨릴 수 있다.
그걸 알기에 나는 내 유리접시가 그냥 운 나쁘게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건 그릇이 아니라, 작은 우주의 붕괴였다고 느꼈다.
보이지 않는 진동이 한계를 넘겼을 때, 물건은 말없이
부서진다.
마치 별처럼, 말없이 사라지는 것들처럼.
오늘 나는 단순히 접시를 씻으려 했을 뿐이었다.
물에 담그고 버튼 하나 눌렀을 뿐인데,
그 안에서 어떤 에너지가 축적되고 있었는지는 몰랐다.
세척기의 진동은 일정했지만, 유리의 상태는 그렇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작은 금이 이미 있었던 걸까?
아니면 아주 사소한 각도의 기울기가 운명을 갈랐던 걸까?
이건 우주의 충돌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멀리 떨어진 천체도,
속도와 궤도가 맞아떨어지는 순간 충돌한다.
그 결과는 종종 아름답기도 하고, 비극적이기도 하다.
나는 그 조용한 파편을 바라보며,
깨진 것이 접시만은 아니라는 걸 느꼈다.
오늘의 내 감정도 그랬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였지만,
보이지 않는 진동들이 이미 안쪽을 흔들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 음소분석 Pick
• resonance /ˈrɛz.ən.əns/ : 공명
• shatter /ˈʃæt̬.ɚ/ : 산산이 깨지다
• supernova /ˌsuː.pɚˈnoʊ.və/ : 초신성
• vibration /vaɪˈbreɪ.ʃən/ : 진동
• fragment /ˈfræɡ.mənt/ : 파편
✔ shatter의 [ʃ] 발음은 입술을 앞으로 모으고 ‘쉬’처럼 부드럽게 시작해야 돼.
입모양은 조용한 폭발처럼, 작고 집중적으로.
🌌 [English Version] A Tiny Universe in My Kitchen — When the Plate Shattered
I placed a perfectly fine glass plate into the ultrasonic cleaner, expecting nothing dramatic.
But minutes later, it had shattered into pieces.
At first, I thought, “Just bad luck.”
But I couldn’t stop thinking about that moment.
Why did it break so suddenly?
As someone who loves astronomy, I saw a little piece of the universe in that broken dish.
Ultrasonic cleaners work by sending high-frequency vibrations through water.
These create tiny bubbles that collapse violently, generating bursts of heat and pressure.
That same energy, when matched with the natural frequency of the glass, can cause it to fail.
This phenomenon is called resonance—and it plays a huge role in space too.
☄️ A Supernova in My Sink
When a star runs out of fuel, it collapses and explodes in a supernova.
The sudden break of the glass plate reminded me of that.
The plate, under enough external energy, lost its internal stability.
It was like watching a miniature cosmic event unfold in my kitchen.
🪐 The Cleaner That Echoed Like Saturn’s Rings
In astronomy, Saturn’s rings and the orbits of moons are shaped by gravitational resonance.
Moons get trapped in patterns, spiraling in or out depending on these forces.
The same happened inside my cleaner.
A slight frequency shift could’ve triggered the plate’s own natural resonance—
and then, just like that, it shattered.
Vibration, pressure, resonance—these are cosmic words.
🌠 The Universe Speaks in Fragments
NASA rigorously tests spacecraft for vibration.
When a rocket launches, every screw and panel is exposed to massive shock.
If even one small part resonates too much, the entire satellite can fail.
That’s why I didn’t blame bad luck for my broken plate.
It wasn’t just a dish—it was a fragile cosmos collapsing under unseen forces.
When vibration crosses a threshold, objects break.
Quietly, completely—like fading stars.
Today, I only meant to wash a plate.
I placed it in water and pressed a single button—
but I had no idea what kind of energy was building up inside.
The vibrations from the cleaner were steady,
but perhaps the condition of the glass wasn’t.
Maybe there was already a tiny crack I hadn’t seen.
Or maybe a slight tilt in its angle sealed its fate.
That’s how collisions happen in space, too.
Celestial bodies can drift peacefully apart,
until velocity and trajectory align at just the right moment.
The impact can be beautiful—or catastrophic.
As I stared at those quiet fragments,
I realized it wasn’t just the plate that had shattered.
My emotions today felt the same.
On the outside, I looked perfectly fine.
But maybe, deep inside,
invisible vibrations had already been shaking me for som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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